가인이 제물로 제사를 드리는 장면의 도입을 “세월이 지난 후에”라는 말로 시작한다. 문자적으로 ‘바-이히 미케츠’(וַֽיְהִ֖י מִקֵּ֣ץ)는 ‘날들의 마지막에’라는 뜻으로서 관용어에 상당하는 어구이다. “팔려간 요셉과 야웨께서 함께 하셨다”라는 증언 직후 그가 총리 직위로 진입하게 되는 사연 즉 술 맡은 관원과 떡 맡은 관원의 사연을 시작할 때 도입으로 사용되었다(40:1 참조). 다시 말하면 “세월이 지난 후에”라는 말은 하와의 출산으로부터 지난 시제가 아니라 가인이 도구로 경작한 ‘땅의 소산’이 ‘제물’로 변하기까지의 경과를 지향하는 시제라 할 수 있다. 이 제사가 지금 바로 즉흥적으로 시작한 일회적인 제사가 아님을 잇기 때문이다. 에덴에서 쫓겨난 이후 하와의 하나님과의 회복은 초산과 연결되어 있지만(4:1 참조), 그 이후에 하나님과의 연속 관계의 자리에는 바로 이 제사가 위치하고 있는 까닭이다. 다른 말로 하면 ‘날들의 마지막에’라는 이 시제는 가인의 제사의 패턴이며, 그것은 아벨의 제물, 곧 양의 ‘첫’ 새끼라는 제사 패턴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. 아벨이 처음 것을 드렸기 때문에 하나님이 가인의 제물을 안 받는 것이 아니라 ‘마지막’ 것이었기 때문에 안 받은 것이다.